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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A Lab.] 성신학보(2026.03.16) 개인정보 유출에도 떠나지 못하는 이용자들, 보호 대책 필요성 요구돼 (교수님 인터뷰)

Author 관리자시스템Date 2026-03-18Views 666

국내 주요 기업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용자 보호와 데이터 활용의 균형을 위한 제도 보완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국내 주요 기업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지난해 5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발표한 ‘개인정보 유출사고 현황 및 대응방향’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 신고 건수는 2022년 64만여 건에서 2023년 1,000만여 건 이상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물류 기업 쿠팡에서 약 3,370만 명의 계정 정보가 노출된 사실이 알려지며 수천억 원대 과징금 부과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편, 쿠팡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에도 이용자 이탈이 크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해 12월 기준 쿠팡 앱 신규 설치 수는 같은 해 11월보다 약 12만 건 증가한 약 52만 건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락인 효과’로 지목한다. 락인 효과는 특정 서비스나 기술에 익숙해진 이용자가 더 나은 대안이 등장하더라도 기존 서비스를 쉽게 떠나지 못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 현상은 다른 서비스로 이동할 때 발생하는 경제·시간·심리적 비용, 즉 전환비용이 클수록 더욱 강화된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의 경우 결제 정보와 배송 정보, 이용 기록 등이 축적되기에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소비자 이용 형태가 크게 변하지 않는 구조가 형성된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속 피해자를 위한 보호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진행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기업에 대해 최근 3개년 연간 매출액 평균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징벌적 과징금 특례’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업 처벌 중심의 제도만으로는 피해자 보상이 충분하지 않다는 한계가 지적된다.

지속적인 정보 유출 사고는 이용자들에게 심리적 피로감 또한 남긴다. ‘보안 피로감’은 보안 강화를 위해 비밀번호를 자주 변경하거나 인증 절차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피로를 느낀 이용자가 모순적으로 보안을 포기하는 현상이다. 더불어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는 약관이나 동의 절차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프라이버시 패러독스’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은 2차 피해의 위험성도 가진다. 지난달 10일 쿠팡 모회사인 쿠팡 INC가 발표한 입장문에 따르면 아파트 공동현관 출입번호 약 2,600여 건과 배송지 주소가 함께 유출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거주지 정보 등 개인정보가 유출될 경우 오프라인의 물리적 안전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또한 유출된 구매 이력을 언급하며 접근하는 ‘스피어 피싱’이나 사고에 대한 안내로 위장해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하는 ‘스미싱 사기’에 대한 주의도 요구된다. 숙명여자대학교 소비자경제학과 이홍주 교수는 “개인정보 유출 문제는 단순한 기술적 사고를 넘어 디지털 사회에서의 신뢰 문제라고 볼 수 있다”며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불안과 피해 가능성을 고려해 합리적인 수준의 보상과 책임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AI 시대, 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의 과제

디지털 경제 확대와 함께 개인정보의 경제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개인정보는 인공지능 학습과 알고리즘 개발에 활용돼 기업의 중요한 데이터 자산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러한 데이터 활용이 개인의 명확한 동의나 통제 없이 이뤄질 경우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자기결정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해 2월 발간된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의 ‘SW·저작권 동향리포트’에 따르면 미국에서 AI 데이터 수집과 관련한 소송은 2023년 13건에서 재작년 30건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외에도 2021년 5월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에 발표된 ‘텍스트 마이닝 기법을 이용한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의 필터 버블 현상 분석’ 연구에서는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이 정치적 편향성을 강화하는 경향이 있음을 분석했다. 수집된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한 알고리즘 시스템이 사용자가 선호하는 정보만을 제공해 다른 의견이나 정보의 접근성을 약화하는 ‘필터 버블’ 문제를 낳은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데이터 보호 방안으로 개인정보에서 이름·주소 등 식별 정보를 제거하는 비식별 처리 기술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익명화된 데이터라도 다른 정보와 결합해 분석할 경우 특정 개인을 다시 식별할 수 있는 재식별 위험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일각에서는 사이버 보안을 총괄할 범정부 차원의 ‘개인정보 보호 컨트롤 타워’ 구축 필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알고리즘으로 인한 정보 편향을 줄이기 위해 알고리즘의 작동 방식과 데이터 활용 기준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사회의 감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아주대학교 사이버보안학과 곽진 교수는 “사용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정보 편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알고리즘 투명성, 책임성, 설명요구권 등이 실질적으로 보장돼야 한다”며 “외부 전문 기관을 통한 독립적인 감사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관련출처 : 성신학보]